2025 일·생활 균형 수기·영상·캐릭터 공모전 [우수상-차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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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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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309
작지만 유연한 조직, 진짜 워라밸을 만나다
일만 바라보던 시간, 남은건 망가진 몸
이전 직장에서는 인력 부족 속에 과도한 업무를 소화해야 했고, 연차는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구조였다. 업무량을 줄여보고자 개인시간까지 업무 자동화를 위해 할애하면서, 나의 하루는 철저히 업무 중심으로 굴러갔다. 성과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도 없었고, 결국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뒤늦게 휴식이 필요하단걸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법적 의무를 넘어선 연차 운영
현재 회사는 5인 미만의 소기업으로, 연차 제공의 법적 의무가 없다. 입사 전에는 이 점이 우려되었지만, “유연하게 쉴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을 믿고 입사를 결정했다. 입사후 경험으로는 연차 제도는 명확히 존재했고, 심지어 보상휴가제도도 자연스럽게 운영되고 있었다.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된 날에는 대표님이 “오늘은 이만 퇴근합시다.”라고 말해 주시며, 같이 퇴근하시기 때문에 뜻밖의 휴식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출근은 9시, 때로는 나만의 리듬으로
나는 주로 오전9시에 출근하지만, 개인 일정이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것이 허용된다. 처음에는 어색해 눈치를 봤지만, 지내다보니 다들 자연스러워 나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기록이 아닌 결과 중심의 업무 방식이 이렇게 쓰이면 스스로 시간을 조율할 수 있는 자율성과 책임감 주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장도 일의 연장이 아닌, 재충전의 기회
한 번은 폴란드에 약 한 달간 출장 일정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고, 마침 그 다음 달은 파리 올림픽 시즌이었다. 반쯤 농담으로 “출장 후 보상휴가로 유럽여행 다녀와도 괜찮을까요?”라고 여쭤보았는데, 부장님께서는 “얼마나 다녀올 생각이야?”라고 되묻고, 대표님은 “한 달이면 되려나” 하시며 실제로 필요한 휴가 기간을 함께 고민해 주셨다. 출장 계획은 미뤄졌고 유럽여행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대화만으로도 이 조직은 단지 업무 수행만이 아닌 구성원의 ‘삶의 균형’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신뢰가 생겼다.
실제로 두달 전 중국 출장을 마친 후 복귀하는 비행기표 예매를 위해 연락드렸더니, “해외여행 좋아하지 않았나? 주변 관광도 좀 하고 오세요”라는 말을 대표님께 직접 들었다. 그 제안에 ‘아, 이 회사는 일 외적인 나에게도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해외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출장의 개념을 넘어,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스스로를 재충전할 수 있는 여유는 결국 나를 다시 일에 몰입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원동력이 되었다.
법보다 앞선 배려, 작지만 단단한 문화
앞서 언급했듯, 우리 회사는 연차 제공 의무가 없는 5인 미만 사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차, 보상휴가, 유연출퇴근 등 다양한 제도가 실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기준은 법이 아니라 ‘사람’이다. 누군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업무를 조정하고, 업무량이 많아 제때 쉬지 못한 구성원에게는 회복의 시간을 별도 요청하지 않아도 부여한다. ‘작은조직이라서 안 된다’는 말은 이곳에선 적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작기 때문에 더 빠르게, 더 유연하게, 사람 중심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진짜 워라밸, 일도 삶도 나답게
지금의 나는 일을 더 잘하면서도, 동시에 더 잘 쉬고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회복하는 구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일’과 ‘나만의 삶’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 워라밸은 거창한 복지 정책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중과 유연한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매일 체감하고 있다. 이제 나는 확신한다. 작은 회사도, 작은 변화도 누군가의 삶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