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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일·생활 균형 근로자 우수사례 수기 공모전 [장려상-윤ㅇㅇ]

  • 등록일
    2022-02-25
  • 조회수
    272

아빠의 워라밸, 아들의 워라밸, 고마워요 워라밸!

 

 

 

힘든 일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2년 전 겨울이 바로 저에게 그런 시기였습니다그 당시의 저는 육아휴직 중이었고돌이 갓 지난 둘째 딸을 돌보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청천벽력 같은 어머니의 혈액암 소식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수많은 맞벌이가정의 아빠 중 한 명입니다아빠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육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첫째 딸을 낳은 뒤직장생활을 이유로 저와 아내는 별다른 고민 없이 근처에 계신 부모님께 아이를 부탁드렸습니다자식에 대한 사랑손주에 대한 애정이 절대적인 분들이셨기에 큰 고민 없이 부탁을 드렸습니다하지만 제가 현실적인 부분을 간과했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적지 않으신 연세그리고 자식들을 다 성장시킨 부모님의 삶을 지켜드려야 했다는 사실을 제가 너무 가벼이 여겼던 것이지요제 가정을 위해 그분들의 삶이 희생되는 것이 점차 마음의 짐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부모님께서는 한사코 괜찮다며 너희는 걱정 말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 하셨고부모님 덕분에 첫 아이의 중요한 시기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둘째를 계획하면서부터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뒤둘째 출산 후 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아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하기 수월했던 제가 1년간의 육아휴직을 신청하였습니다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와 하루 종일 함께 지낸다는 것은 보람과 고난이 상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육아휴직하는 아빠라는 아직은 흔치 않은 경험에 감사하면서 동시에 1년 후의 복직에 대한 준비도 뒷전으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복직 후에는 둘째를 어떤 보육기관에 보낼 것인지등하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혹시 아내와 제가 둘 다 귀가가 늦을 경우엔 누구에게 아이들을 부탁해야 하는지현실적인 고민들을 늘 안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럴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가장 마지막까지 기댈 수 있는 곳은 역시 부모님이었습니다부모님께 기대지 말자고 마음먹었지만부모님은 저에게 언제나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에 저희 가족에게 청천벽력 같은 시련이 닥쳐왔습니다어머니께서 급성 혈액암 진단을 받으신 것입니다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식들에게 헌신적으로 살아오셨던 분이었기에늘 그 자리에서 저희를 지켜주실 거라 믿었기에그만큼 어머니의 빈자리는 비할 데 없이 컸습니다마음이 복잡했지만분명한 것은 먼저 어머니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육아휴직을 낸 것이 천만다행인 상황이었고아내와 육아를 분담하며 어머니 투병생활에도 보탬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제 육아휴직 중 6개월은 육아와 어머니의 간병을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그렇게 둘째아이의 육아와 어머니 간병을 번갈아 하다 보니 어느새 복직할 시기가 찾아왔습니다저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아이도 제대로 키우지 못한 상황이었고어머니께서는 힘든 투병생활 중이셨습니다그렇다고 육아휴직을 연장하는 것은 회사 업무에 너무 큰 공백이 될 것이었고복직하여 아이를 보육기관에 오랜 시간 의탁하는 것 또한 마음이 괴로운 일이었습니다그 상황에서 저의 선택은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근무를 신청한 것입니다아내와의 상의 끝에어린이집의 등하원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저는 오전 9시 40분에 출근하여 오후 4시 40분에 퇴근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근무를 신청하였습니다다행히 회사에서도 제 사정을 배려해주었고제가 원하는 근무시간이 가능한 부서로 복직신청을 받아주었습니다

 

그렇게 복직하여 1년 10개월의 시간 동안 저는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길 수 있었습니다올해 3월부터는 둘째가 어린이집을 옮기게 되면서 등하원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되었고단축근무가 아닌 유연근무제로 변경하였습니다. 8시에 출근하여 17시에 퇴근하면서 아침시간은 아내가저녁시간은 제가 아이들을 돌보는 방식으로 보육시간을 분담하게 된 것이지요.
 
어머니의 투병도 몇 차례의 힘든 고비를 넘기고현재로선 비교적 양호한 치료 수순을 밟으시며 점차 회복되어 가는 중입니다. 2년 전을 떠올려보면 꿈같은 이야기입니다돌이켜보면 육아휴직제도가 없었다면 저나 아내 중 한 명은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지 모릅니다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제도가 아니었다면 제 직장생활 또한 지금처럼 유지되기 어려웠을 것이고요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균형 잡힌 일상을 누리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새삼스럽지만 제가 활용했던 제도들을 꼽아보니 참 많은 혜택을 받았구나 싶습니다이 외에도 코로나로 인해 등교와 등원이 원활하지 않던 시기마다 가족돌봄휴가재택근무 등도 적절히 활용했습니다아빠로서아들로서 쓸 수 있는 일·가정 양립 제도들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한 것 같습니다동시에 회사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작년에 회사 감사팀으로 발령받아 청렴업무를 맡게 되면서 기관 내 부패방지시책을 추진하였고노력을 인정받아 지자체 소속기관 중에서 부패방지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그리고 임직원 대상 청렴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교육 강사양성과정에 지원해최근 전문강사 평가에 합격하였습니다어머니께서도 아들의 합격소식에 오랜만에 크게 기뻐하셨고아이들에게도 아빠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가정과 직장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충실감은 일상의 소중한 활력소가 되었습니다국가에서 장려하는 워라밸을 위한 제도들은 다양합니다이 좋은 제도들이 앞으로 더 많은 회사에서더 많은 근로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